심형래는 80~90년대 대한민국 방송 코미디의 독보적인 1인자였습니다. KBS '유머1번지'의 '영구야 영구야', '변방의 북소리'는 전국민적 유행어를 낳았고,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는 비공식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한국 영화사를 다시 썼습니다. 당대 연예인 소득 1위를 수년간 독식하며 대한민국 연예계 최고의 아이콘으로 군림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꿈은 단순한 코미디언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한국형 SF 괴수 영화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영구아트무비'를 설립하고 '용가리', '디워(D-War)'를 제작했습니다. '디워'는 미국 전역 2,0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하며 840만 관객을 모았지만, 후속작 '라스트 갓파더'의 흥행 실패와 170억 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 직원 임금 체불 논란으로 법원 파산 선고를 받으며 그의 제국은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니까 못하는 거다. 내 인생이 쓰러졌을지언정, 대중을 웃기겠다는 제 영혼은 결코 파산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MBN '특종세상' 758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그의 일상은 과거의 화려함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소박한 독거 생활이었습니다. 협소한 아파트에서 홀로 된장찌개를 끓여 먹으면서도, 벽면 가득 빼곡하게 채워진 차기작 시나리오와 콘티를 만지작거리는 그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있었습니다. 전통 마당극과 악극 무대를 오가며 현장 관객들을 웃기고 있는 그는 여전히 대중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고 있습니다.